국내 첫 컨테이너부두 자성대부두, 46년 만에 역사속으로

부산항 재배치 계획에 따라 연말까지 인근 터미널로 이전

크레인 등 옮겨 항만기능 유지…향후 시민 공간으로 재개발


 

우리나라 최초의 컨테이너 부두로 개장한 부산항 북항 자성대부두가 46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6일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1978년 9월 문을 연 자성대부두가 부산항 북항 재개발 2단계 대상 부지에 포함됨에 따라 올해 말까지 부두 운영을 종료한다.

 

자성대부두는 개장 당시 5만t급 컨테이너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2개 선석을 갖췄다.

 

지금은 증축을 거쳐 부두길이 1천447m에 5만t급 4개 선석과 1만t급 1개 선석 등 모두 5개 선석을 갖추고 연간 172만2천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처리할 수 있는 하역 능력을 갖췄다.

 

개장 초기에는 공영부두로 부산항컨테이너부두운영공사(BCTOC)에서 운영하다가 1999년 민영화되면서 현대상선(현 HMM)이 인수했다.

 

이후 2002년 홍콩의 허치슨포트가 현대상선으로부터 다시 운영권을 넘겨받아 한국허치슨터미널을 설립해 운영하게 된다.

 

자성대부두는 개장 13년 만인 1991년 컨테이너 누적 처리량 1천만TEU를 달성했고, 1997년에는 단일 터미널로는 세계에서 6번째로 2천만TEU를 처리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후에도 물량이 꾸준히 늘면서 2020년 12월에는 누적 4천만TEU의 컨테이너 처리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46년간 우리나라 수출 역사와 함께해왔던 자성대부두는 북항 컨테이너부두 기능 재배치 계획에 따라 부산항 신감만부두와 감만부두 1번 선석으로 부두 기능을 옮겨간다.

 

우리나라 항만 역사상 처음으로 시도되는 항만 대이동은 지난 7월 신감만부두 게이트를 오픈하고 야드 장비를 이전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달 초 처음으로 신감만부두에 선박을 접안하면서 지금은 자성대부두와 신감만부두 두 곳에서 동시에 화물을 처리하는 듀얼포트로 운영하고 있다.

 

조만간 항만 대이동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인 자성대부두에 설치된 안벽 크레인 6기의 해체 작업에 들어가 연말까지 해상 운송, 재조립, 시운전 과정을 거치면 항만 대이동 작업은 모두 마무리되고 자성대부두 운영도 종료된다.

 

무게 35t에 높이만 65m에 달하는 육중한 안벽 크레인을 해체하고 옮기는 작업은 풍속이 초속 10m만 넘어도 작업이 불가능해지는 등 변수가 많아 실제 일정은 유동적이다.

 

부산항만공사는 자성대부두 이전 작업이 마무리되면 부산항대교 바깥쪽 해상 구간은 컨테이너 부두 기능을 유지하고, 부산항대교 안쪽의 해상과 육상 구간은 재개발 사업을 통해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한다.

 

하지만 북항 재개발 2단계 사업 추진 상황을 고려해 당분간은 자성대부두 육상 구간도 항만 기능을 유지하면서 화물차 주차장이나 부산항 신항 장비 제작장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자성대부두는 올해 1분기에만 45만TEU의 수출입 화물을 처리할 정도로 우리나라 무역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부산항 북항을 시민에게 돌려주는 항만 재개발 계획에 따라 운영을 중단하지만 새로 옮겨 갈 신감만부두 등에서 그 역할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연합뉴스 제공